국제유가는 인플레이션, 경상수지, 경제성장 등에 영향을 미치며, 이를 통해 환율에도 직ㆍ간접적 영향을 주게 됩니다. 원유 순수입국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은 생산비용 상승,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 등에 따른 경기위축, 수입비용 증가로 인한 경상수지 감소 등을 통해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며, 이에 반해 국제유가 하락 시에는 생산비용 하락, 가계의 구매력 개선 등으로 경제 활력이 제고되고 교역조건 개선으로 경상수지도 개선되면서 강세 압력이 부각됩니다.
1)미 달러화
미국은 세계 원유 최대 순수입국 중 하나였으나, `08년 셰일혁명 등을 거치면서 대외 에너지 의존도가 점차 감소하고 `19년부터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전환된 걸 볼 수 있는데, EIA 기준, 미국은 `13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글로벌 원유 생산 규모 1위를 유지 중이며, `23년 상반기에는 원유 순수출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장기간 이어져온 미 달러화와 국제유가의 (-) 상관관계가 (+)로 변화 하고 유가 상승 시 미 달러화도 동반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BIS는 미국이 원유 순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 변화함에 따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과거와 달리 미국의 교역조건을 개선시킨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Barclays는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때마다 달러인덱스가 0.6% 상승하고 실질실효 환율이 1.5% 강세를 보이는 등 미 달러화가 원자재 통화의 속성을 일부 갖는다고 평가합니다.
2)원유 순수입국 통화
국제유가 상승(하락)은 통상 경상수지, 경제성장 등의 경로를 통해 유로화, 엔화, 아시아 통화 등 원유 순수입국 통화에 약세(강세) 압력을 미칩니다.
유로/달러 환율은 과거에는 국제유가 상승 시 교역조건 악화 등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과정에서 상승(유로화 강세)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코로나19 위기를 전후로 약세 흐름이 강화되는 모습입니다. 이는 `22년 유로존 총수입 중 석유, 천연가스, 고체연료가 차지하는 비중(Eurostat 기준)은 각각 11.0%, 10.8%, 1.1% 등으로 에너지 수입이 23.1%를 차지해 대외 의존도가 상당하고 ECB의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유로존 교역조건이 악화되는 등 강한 (-)의 상관관계가 있으며, 교역조건 악화 시 가계의 구매력 하락으로 민간소비가 위축되기 때문입니다., 유로/달러 환율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는 국제유가 상승 시 弱달러가 나타나며 국제 유가와 (+)의 관계(국제유가 상승 시 유로화 강세)를 보였으나, 미국이 원유 순수출국으로 변화하고, 코로나19 이후 에너지 공급 차질 및 에너지 위기가 대두한 이후 (-)로 전환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국제유가 상승은 엔화 약세 압력을 확대시키지만, 장기간 이어져온 일본의 저물가와 엔화의 안전자산 속성 등으로 인해 약세폭이 일부 제한적입니다. 이는 아시아 천연가스ㆍ에너지 협회에 의하면 `22년 일본의 에너지 소비량은 전세계 5위이며, 에너지 공급의 90%를 수입에 의존. 그 중 원유 비중(`21년 기준)이 37.3% 수준이나 현재와 같이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긴축 여부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확대시켜 일본은행의 통화긴축을 촉발할 경우 엔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제유가 상승이 공급 병목, 러-우 전쟁 등과 같은 부정적 공급충격에 기인할 경우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엔화 수요를 자극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원유 소비량과 수입 의존도가 상당해 국제유가 상승(하락) 시 통화 약세(강세) 압력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에너지 순수출국인 말레이시아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아시아 주요국들은 대규모 원유 소비 및 순수입국으로, 국제유가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수준이며, 주요 IB들은 국제유가 상승이 아시아 국가들의 물가ㆍ경상수지ㆍ성장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에 주목하면서 통화 약세 압력에 노출될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3)원유 순수출국 통화
국제유가 상승은 교역조건ㆍ경상수지ㆍ재정 등의 경로를 통해 통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나 다수의 주요 원유 순수출국들이 변동환율제도 이외의 환율 체계를 채택하고 있어 환율과의 뚜렷한 연관성 파악에는 애로가 있습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원유가 대부분 미 달러화로 거래됨에 따라 다수 산유국들이 환율 위험 등에 대응해 고정환율 혹은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운용 중이며 국제유가와 미 달러화의 (-)의 상관관계를 보이던 시기에는 국제유가 하락(상승) 시 미달러화가 강세(약세)를 보이면서 자국통화 표시 원유 수출수입이 보전되는 효과가 존재했습니다.
국제유가 상승은 산유국들의 교역조건 개선, 무역수지 흑자폭 확대, 재정수입 확대 등의 효과를 수반하며, 이는 산유국 통화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는데, 다만 국제유가 상승이 부정적 공급충격(지정학적 갈등 등)에 기반할 경우, 스태그 플레이션 우려를 동반해 긍정적 수요충격(글로벌 경기회복 등)에 비해 강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과거에는 미 달러화가 국제유가 등락 시 여타국 경제ㆍ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으나, 향후에는 국제유가와의 동조성 강화로 인해 오히려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습니다. 내년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원유 순수입국들은 高유가 (직접)와 强달러(간접) 영향을 동시에 받으면서 약세 압력이 가중될 우려가 있으며, 이는 기존에 국제유가 상승 시 미 달러화 약세로 인해 원유 수입 부담이 일부 상쇄되었지만, 현재는 동 매커니즘이 잘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원유 순수출국 통화 역시 국제유가 상승 시 미 달러화 강세로 인해 자국통화의 대미달러 강세폭 역시 제한되면서 환율의 대외충격 흡수 기능이 약화되기 때문입니다.
출처 : 국제유가 등락의 외환시장 영향 및 시사점 (국제금융센터, 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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