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한줄] / / 2024. 8. 22. 09:30

민주적 정념과 사회적 불평등: 루소와 토크빌의 통찰

토크빌의 천재성은 전통적 자유주의 이론의 틀에 있지 않고 ‘민주적 정념들’의 존재를 파악했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 정념들 가운데에는 홉스가 주목했던 분노나 공포도 있지만 시기와 질투도 있었죠. 분개로 드러나는 회한의 기저에 있는 시기, 질투는 사실 귀족사회에서는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사회가 평등해질수록 질투가 자리 잡게 되지요. 사실 질투는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느끼는 감정입니다. 같은 일을 하는 사이라야 경쟁의식이 심화됩니다. 다른 당사람보다 같은 정당 안의 호적수가 더 미운 법이랍니다. 언론인들끼리, 정치인들끼리, 지식인들끼리, 가수들끼리, 배우들끼리, 교수들끼리, 그렇게 자기네들끼리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죠.

이 인용문은 토크빌(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언급된 개념을 다루고 있으며, 특히 ‘민주적 정념들’에 대한 그의 통찰을 보여줍니다. 토크빌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평등이 확대될수록 시기와 질투와 같은 감정이 사회적으로 중요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수평적으로 바뀌고, 평등한 조건 속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때, 사람들 간의 질투와 시기가 증폭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귀족사회에서는 계층 간의 명확한 구분으로 인해 이러한 감정이 덜 중요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평등이 오히려 질투와 시기의 확산을 초래한다고 본 것입니다. 루소의 사상과 비교할 때, 흥미로운 대조점과 연결점이 있습니다.

1. 평등과 질투의 관계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자연 상태의 인간은 본래 평등하고 자유로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고 사유재산이 등장하면서, 불평등이 나타났고, 이는 사람들 사이에 경쟁과 질투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루소는 이러한 불평등이 인간의 도덕적 타락과 사회적 불안의 원인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루소에게 있어 불평등은 질투와 같은 부정적 감정의 근원이었습니다. 이는 토크빌이 말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평등과 질투의 관계와는 다소 다른 맥락입니다. 토크빌은 평등이 심화될수록 질투가 증가한다고 보았지만, 루소는 불평등이 심화됨에 따라 질투가 증가한다고 보았습니다.

2. 사회적 비교와 경쟁

루소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로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루소가 특히 「사회계약론」에서 언급한 ‘일반의지’와 연관됩니다. 개인의 이기심과 사적 욕망이 아닌,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루소에게, 경쟁과 질투는 개인적 이익을 위한 왜곡된 사회적 관계의 산물로 여겨졌습니다. 반면, 토크빌은 평등한 조건에서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로 인해, 토크빌은 경쟁이 평등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았지만, 루소는 이러한 경쟁이 부정적이고, 사회적 타락의 원인으로 보았습니다.

3. 개인과 공동체

토크빌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주의가 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루소는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공동체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루소는 개인의 자유를 유지하면서도, 그것이 공동체의 일반의지와 일치할 때에만 참된 자유가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토크빌은 개인들이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투와 시기 같은 감정들이 공동체의 결속을 해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4. 결론

결론적으로, 루소와 토크빌 모두 평등과 그에 따른 사회적 감정의 변화를 중요한 문제로 인식했지만, 그들의 접근 방식은 다릅니다. 루소는 불평등이 인간의 타락과 사회적 문제의 근원이라고 보았고, 공동체의 조화와 일반의지를 강조했습니다. 반면, 토크빌은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평등이 사람들 간의 경쟁과 질투를 강화시킨다고 분석했으며, 이는 현대 민주주의의 역설적 측면을 드러내는 중요한 통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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