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한줄] / / 2024. 8. 23. 17:25

인간 본성의 딜레마: 루소와 맨더빌의 철학적 비교

"맨더빌은 만일 자연이 인간에게 이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정심을 주지 않았다면 그들의 모든 도덕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괴물에 지나지 않았을 것임을 분명히 느꼈던 것이다. (······) 친절뿐만 아니라 우정까지도 잘 생각해 보면 특정한 대상에 쏟는 변함없는 동정심의 결과인 것이다. 누군가가 고통받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그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장 자크 루소,《인간 불평등 기원론》

버나드 맨더빌의 사상

버나드 맨더빌(Bernard Mandeville)은 네덜란드 출신의 영국 철학자이자 의사로, 그의 사상은 18세기 유럽의 철학과 경제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맨더빌의 가장 유명한 저작인 벌들의 우화(The Fable of the Bees: or, Private Vices, Publick Benefits)는 1705년에 처음 출간되었으며, 이 책에서 그는 인간의 이기적이고 부도덕한 행동이 결국 사회적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칩니다.

맨더빌의 주요 주장

  • 개인적 악덕과 공공의 이익: 맨더빌은 인간의 탐욕, 허영심, 그리고 기타 부정적인 성향이 개인적 차원에서는 악덕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들이 사회 전체의 번영을 촉진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치와 낭비는 개별적으로 비도덕적일 수 있지만, 경제 활동을 활성화시켜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부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도덕적 위선: 맨더빌은 사람들이 외적으로는 도덕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하지만, 실제로는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동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도덕적 위선을 비판하며, 인간의 모든 행동이 궁극적으로는 자기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봤습니다.
  • 자연 상태와 사회: 맨더빌은 인간이 본질적으로 이기적이고, 자연 상태에서는 개인의 생존과 이익이 최우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로 인해 자연 상태에서 도덕적 덕목이 존재하기 어렵다고 봤으며, 사회적 규범과 질서는 이러한 이기심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루소의 비판과 대조

루소는 맨더빌의 사상에 대해 비판적이었습니다.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맨더빌이 주장하는 인간 본성의 이기심과 도덕적 위선을 반박하고, 인간이 본래 선하며 자연적으로 동정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루소에게 동정심은 인간의 본성과 도덕성의 기초였으며, 이 덕목이 없다면 인간은 '괴물'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루소는 맨더빌이 인간 본성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본다고 여겼습니다. 맨더빌이 인간의 사회적 관계와 도덕을 이기적 본능에 기초한 것으로 보는 반면, 루소는 인간이 다른 이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자연 상태에서부터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루소는 맨더빌의 인간 본성에 대한 비관적 시각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인간이 본래 선한 존재이며, 사회적 덕목들은 자연적 동정심과 선함에 기초한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맨더빌이 제시한 개인의 악덕이 공공의 이익으로 전환된다는 주장과는 달리, 루소는 인간 사회의 도덕성과 정의가 자연 상태에서부터 비롯된 동정심과 상호 존중에 기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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