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악순환이 등장하는 것이다. 인간은 제도를 만들고, 제도는 인간을 만든다. 어디에서 변화가 일어나 이 고리를 깰 수 있을까? 볼테르와 자유주의자들은 사람을 교육하고 변화시킴으로써 지성이 천천히 평화롭게 이 고리를 깰 수 있다고 생각했다. 루소와 급진파는 낡은 제도를 부수고 심장의 명령에 따라 자유, 평등, 우애가 지배하는 새로운 제도를 건설하는, 본능적이고 정열적인 행동으로만 그 고리를 깰 수 있다고 느꼈다. 어쩌면 진실은 이 양분된 진영 너머에 있을지도 모른다. 즉 본능으로 낡은 것을 부수어야 하지만, 오직 지성만이 새로운 것을 세울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급진주의 안에는 반동의 씨앗들이 풍부하게 뿌려져 있었다. 그들은 과거의 산물이며, 판에 박힌 방식으로 과거에 적응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혁명의 카타르시스가 지나가면 심장의 요구가 초자연적 종교와 ‘좋았던 옛 시절’의 일상과 평화를 다시 불러내기 마련이다
루소의 본능과 지성에 대한 관점
루소는 인간이 본래 자연 상태에서 자유롭고 평등하며 순수한 본성을 지니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문명화 과정에서 인간은 이 자연적 본성을 잃고, 사회적 불평등과 타락에 빠지게 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루소는 기존의 제도와 관습이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이를 깨뜨릴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본능으로 낡은 것을 부수어야 하지만, 오직 지성만이 새로운 것을 세울 수 있다"는 견해를 통해, 기존 사회 질서의 부정적인 측면을 파괴하는 데 본능적인 행동이 필요하지만, 그 후에 새로운 사회 질서를 수립하는 것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회계약론과 새로운 사회 질서의 필요성
이와 같은 사상은 루소의 대표작인 사회계약론에서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그는 기존의 사회 계약이 부정의와 불평등을 영속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새로운 사회 계약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는 사회를 설계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루소는 인간이 자연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대신 이성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적 계약을 통해 인간 본연의 자유와 평등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교육의 역할과 지성의 발달
또한 루소는 에밀을 통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교육을 통해 인간의 지성을 발달시켜야 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도덕적 인간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존의 제도와 관습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인간과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루소에게 교육은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였으며, 이는 본능적인 파괴와 지성적인 건설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볼테르의 점진적 개선과 이성의 역할
반면, 볼테르는 루소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했습니다. 볼테르는 문명의 진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성의 역할을 통해 사회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급진적인 혁명보다는 계몽된 군주나 지식인층이 이끄는 점진적 개혁을 선호했습니다. 볼테르는 주로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종교적 권위와 미신을 비판했으며, 이를 "Écrasez l'infâme!" ("가증스러운 것을 박살내라!")라는 구호로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볼테르가 공격하고자 한 것은 종교적 억압과 미신이었으며, 사회 전체의 근본적인 변혁을 주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루소와 볼테르의 철학적 차이
볼테르는 기존의 사회 구조나 제도를 파괴하기보다는, 이성적 비판을 통해 그것들을 개선하고 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는 문명을 인간의 진보와 발전의 산물로 보았으며, 이를 통해 인간 사회가 점진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볼테르는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이성과 교육을 통해 사회를 조금씩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루소와 볼테르는 모두 이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루소는 기존의 사회 제도를 부수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급진적 변혁을 지향한 반면, 볼테르는 이성을 통한 점진적 개선을 선호했습니다. 루소는 본능적 행동을 통해 낡은 것을 파괴하고, 이성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보았지만, 볼테르는 낡은 제도를 개선하고 사회를 점진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는 루소가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었던 반면, 볼테르는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을 선호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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